
몇 시인가요?;존 버거, 셀축 데미렐;열화당 집어든 이유/ 지난해 8월 한겨레 토요판에 실린 존 버거에 대한 기사(“나의 고향은 말이다”)를 읽은 적이 있다. 본인의 고향인 영국이 싫어 “나의 고향은 말이다”라는 한 마디를 남기고 프랑스 시골로 내려가 버렸다는데, 지금은 귀해진 그런 종류의 사람 같아서 기억에 강렬하게 남았다. - 책을 읽기 전에 작가에 대해 알고 싶었다. 국내에서 존 버거 책을 주로 출간하는 출판사는 열화당이라고 하길래,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존 버거를 검색했다. “영어로 글을 쓰는 작가 중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”다고 한다. 워낙 대단한 작가일 것 같아서 가장 얇고 가장 잘 읽힐 것 같은 책으로 입문하기로 했다. 이 책 “몇 시인가요?”는 셀축 데미렐이라는 터키의 삽화가와 합심하여..

| 독서 이력서 03 글쓰기와 그리기의 즐거운 공모 우리를 둘러싼 수없이 많은 종류의 시간에 대하여 “기억의 수명에 비하면 어떤 생도 기이할 만큼 짧다” 존 버거와 셀축 데미렐이 손을 잡았습니다. 영어로 글을 쓰는 이들 중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비평가와 워싱턴 포스트, 뉴욕 타임스 등이 사랑한 터키의 삽화가는 과연 어떤 공모를 벌인 걸까요. 2016년 이 두 사람은 각자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 ‘시간’을 말하기로 합니다. 글이 그림을 이끌거나 그림이 글을 뒤따라가지 않고 ‘시간’이라는 평행선을 함께 걸어간다면 어떤 결과가 빚어질지 지켜보기 위해서입니다. 우리는 과거와 현재, 미래라는 한 가지 구분법으로 시간이라는 개념을 바라보지만, 시간에는 사실 수없이 많은 종류가 있습니다. 우리를 갑갑한 사무실..